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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아름다운 이웃,쭈(완결편)

by 행운을 픽서비스 2025. 7. 3.

3. 다시 모인 탐정단

다음 날,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자마자
쭈 할머니의 집 앞에 몰래 모였어요.

소곤소곤, 비밀스럽게.

“오늘은 어른들한테 혼나지 않게 조심하자.”
“쭈 할머니의 기억, 꼭 찾아드리자!”

빛나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우리 물건에도 이름을 쓰잖아.
혹시 예전에 남긴 메모 같은 것도 있을 거야!”

아이들은 작은 메모지,
오래된 수첩,
서랍 속에 묻힌 단추 하나까지
샅샅이 뒤졌어요.

그때,
한식이가 중얼거렸어요.

“근데… 쭈 할머니가 제일 오래 있었던 곳… 그게 어딜까?”

아이들은 잠시 서로의 얼굴을 보다—
동시에 외쳤어요.

“동굴!!!”

4. 동굴 속 별빛 벽

아이들은 손전등을 챙겨
조심조심 까만 문을 열었어요.

동굴 속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이번엔 함께라서 덜 무서웠어요.

“여기, 벽을 비춰봐!”

바름이가 말하자,
벽면이 환히 드러났어요.

그리고 그곳엔—
알 수 없는 글자들과
기이하고도 아름다운 그림들이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어요.

마치 밤하늘 같았어요.
총총히 박힌 별들처럼,
하나하나의 흔적이
어딘가로 이어지는 이야기 같았죠.

“우와… 여긴 진짜 우주 같아…”
하루가 숨죽여 말했어요.

“쭈 할머니의 기억이…
여기 벽 속에 숨겨져 있는 걸까?”

아이들은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무언가 정말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5. 잃어버린 기억의 마법

그때,
줄리— 쭈 할머니가
아이들 앞에 조용히 앉았어요.

희고 긴 머리카락 위로
햇살이 가만히 내려앉았죠.

“사실은 말이야…”
쭈할머니는 머쓱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나는… 너무 오래
내가 잃어버린 것만 생각하며 살았단다.”

아이들은 숨죽여 들었어요.

“슬펐던 순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날들…
그것만 자꾸 떠올리다 보니
지금의 나,
내 앞에 있는 이 따뜻한 순간들을
놓쳐버리고 있었던 거야.”

줄리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어요.

“이제는…
그때의 내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사랑해보려고 해.

부족한 내가 있어도,
기억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제는 나에게 말해주고 싶단다.”

그리고 아이들을 바라보며 웃었어요.

“마법사 쭈할머니는,
이제부터…
지금을 사는 마법을 걸 거야.”

6. 별빛 같은 웃음

아이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때,
한 아이가 손을 번쩍 들었어요.

“근데요… 조금 어려워요.”

그 말에,
아이들은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렸어요.

“저도요.”
“음… 반쯤은 이해한 것 같아요!”
“멋지긴 한데 잘 모르겠어요!”

줄리는 눈이 동그래지더니,
곧 영롱한 웃음소리를 냈어요.

“그래, 괜찮아.
마법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때가 더 많으니까.”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 웃었어요.
그 웃음은 마치
밤하늘 별빛처럼 반짝였어요.

7. 우리 동네 이상한 이웃, 쭈할머니

그날 이후,
쭈 할머니와 아이들은
종종 집 앞 벤치에 함께 앉아 이야기했어요.

어른들은 여전히
“저 집은 좀… 이상해.” 하며 고개를 갸웃했지만,
아이들은 말했어요.

“우리에겐 하나도 안 이상한데요?”

쭈 할머니는 여전히 마법을 쓰지 않았지만,
따뜻한 차를 끓여주고
아이들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었어요.

어느 날, 빛나는 속삭였어요.

“쭈 할머니가 마법을 쓰는 게 아니라,
쭈 할머니 그 자체가 마법 같아.”

쭈 할머니는 웃으며 대답했어요.

“너희 덕분에,
내 마음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단다.”

어느 날엔 함께 노래를 부르고,
어느 날엔 까만 노트 위에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갔어요.

기억은 모두 돌아오지 않았지만,
쭈 할머니는 더 이상 과거에 머무르지 않았어요.

지금 이 순간,
아이들과 함께 있는 이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글 작성자: 황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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